일렉기타

나의 일렉기타 일대기 #2 에피폰 레스폴 Epiphone Les Paul

경북방범대장 2023. 5. 27. 01:37
반응형

첫 일렉기타를 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자주 가던 악기점에 한 악기를 보았다.

 

진짜 너무 예쁘지만 오래되어 보이던 그 악기

에피폰 레스폴이었다.

 

악기점에서 이 악기를 보고 있자니 자기를 가져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결국 얼마인지 물어보고 돈이 어디에서 났는지 일단 결제..

40만 원이 또 날아갔다.

생각해 보면 40만 원이 살짝 비쌌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에피폰 레스폴은 상당히 오래된 것이었다.

한국에 에피폰 공장에 있을 때, 은성공장에서 만들어진 레스폴이었다.

국산 에피폰이라 사장님도 가격을 높게 책정해서 판매하셨던 것 같다.

 

헤드가 깨져있는데.. 이건 마지막에 알려주겠다... 슬픈 사연이다..

 

트러스 로드 쪽에 gibson이라고 적혀 있는 것과 에피폰 헤드와 헤드머신까지 

너무나 빈티지한 모습에 반해버렸다.

 

악기가 오래되어서 그런지 곳곳에 크랙들이 많이 있었다.

살 땐 그런 것 보이지도 않고 오직 예쁨을 추구하며 사 왔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았다.

 

소리를 보자면 레스폴이란 이런 악기구나를 느끼게 해 줬다.

브릿지 픽업으로 놓고 백킹을 치면 정말 정말.. 나를 미치게 했다.(그래서 또 공부를 안 했다.)

넥 픽업으로 놓으면 따듯한 그 톤이 나오는데 이걸 잊지 못해 돈이 모이면 험험을 살 것 같다.

 

넥을 보면 정말 두꺼웠다.

상남자의 악기라 그런지 손이 초등학생 손 같은 나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운 넥 두께였다.

로즈우드 지판을 처음 써봐서 그런지 메이플넥에서만 느끼던 날리는 톤이 아닌 

따뜻하고 두꺼운 그런 톤을 느낀 후 악기에 자꾸만 손이 갔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단점이 있었다.

엄청난 무게.

진짜 너무 무거웠다.

왜소하지 않은 나에게도 부담스러울 정도였으니.

무게가 아니라면 레스폴을 다시 들이고 싶은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싶다.

악기를 살 때 악기 가방 없이 사 와서 스콰이어 일렉 가방에 들고 다니고 그랬다.

어느 날, 학교에 들고 가야 하는데(5분 거리) 가방이 없어 스트랩에 기타를 메고 손엔 앰프를 들고 가야만 했었다.

무게는 무겁고 두 손은 안 비어있는 상황에서

하필 귀에 꽂은 에어팟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바닥에 에어팟을 줍는 순간 레스폴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아스팔트 바닥 쪽으로 쿵 하고 떨어져 버렸다.

다행히 헤드 쪽에만 살짝 크랙이 가서 다행이었지만 그 순간 내 억장은 무너져버렸다.

그 이후론 가방에 넣고 갈 때도 조심히 들고 다니는 중이다.

 

험험 기타, 특히 레스폴을 빨리 경험해보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무게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소리는 정말 따듯 두껍 요즘 내가 찾고 있는 그런 소리인 것 같다.

 

한 줄 평 : 험험 기타 사고 싶다.

반응형